• 2023. 8. 5.

    by. choice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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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교회에서 성당과 교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하나님께 직접 기도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덕분에 나는 오랜 시간 동안 가톨릭은 성모마리아께 기도하고 개신교는 하나님께 직접 기도하는 종교라고 믿어 왔습니다. 그래서 성당에서도 하나님께 기도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성당

     

    얼마 전에 교회에 다니던 지인이 가톨릭으로 개종을 했습니다. 그분이 너무나 좋다고 하시면서 나에게도 권하길래 나는 그 정도의 열정은 없다고 했는데요, 그분을 만난 김에 물어봤습니다. 그동안 성당에 대해서 궁금했던 걸요. 그중 하나가 "성당은 왜 마리아께 기도를 하나요?"였습니다. 

     

    가톨릭에서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것의 출처는 '신약 성경에 나오는 가나안 혼인잔치'였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기적을 베푸셔서 주일학교 때 많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니 물이 변하여 포도주됐네.'라는 노래도 있었고요. 예수님께서 기적을 베푸신 첫 번째 사건이 바로 가나안의 혼인잔치라고요. 그때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요한복음 말씀이죠. 

     

    1 사흘째 되던 날 갈릴리 가나에 혼례가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2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례에 청함을 받았더니
    3 포도주가 떨어진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이르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하니
    4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예수님은 이렇게 거절했습니다. 포도주 없다 했는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며 거절했지요. 하지만 그 뒤에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5 그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이르되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하니라
    6 거기에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두세 통 드는 돌항아리 여섯이 놓였는지라
    7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8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9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연회장이 신랑을 불러
    10 말하되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하니라
    11 예수께서 이 첫 표적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그의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으니라

     

    바로 이 이유에서 성모 마리아께 부탁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성당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이루어 달라고 기도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께 말씀해 달라고 부탁하는 거라고요. 가나안 혼인잔치에서 마리아가 예수님께 부탁하지 않았다면 그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고요. 

     

     

    자료를 좀 더 찾아보니 2011년에 인터뷰한 정진석 추기경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구세주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 특별한 공경과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와 성모님에게 드리는 기도는 확실히 구분된다. 하느님께 기도할 때는 직접 ‘무엇을 해 달라’고 청하지만 성모님에게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하느님께 대신 빌어 달라(轉求)’고 청한다. 그래서 성모님께는 항상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한다. 아들 예수님의 구원사업에 가장 가까이에서 협조한 성모님은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대신 청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성당에서 마리아께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납득이 되었다. 직접 기도해도 되고 마리아께 부탁해도 되고 1석 2조인 것도 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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